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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성인용품점 창업기 5|수원 대신 오산을 선택한 이유

더레드언니 2026. 5. 28. 18:14

성인용품점을 창업하기로 마음먹은 뒤 가장 먼저 고민했던 건 바로 “어디에서 시작할까?”였습니다. 집은 화성이라 처음에는 수원, 오산, 화성 이 세 지역을 중심으로 상가를 알아봤습니다.

 

수원은 좋아 보였지만 현실은 달랐다

처음에는 수원이 가장 좋아 보였습니다. 유동인구도 많고 관광객도 많아서 장사가 잘될 거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실제로 번화가에는 오래된 성인용품점들도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직접 돌아다녀 보니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월세가 너무 부담스러웠습니다. 좋은 위치는 이미 임대료가 높았고, 초보 자영업자가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컸던 건 거리였습니다. 아이들이 있다 보니 집에서 너무 멀어지는 건 원하지 않았습니다. 장사는 중요했지만 가족과의 시간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오산은 익숙한 도시였다

반면 오산은 조금 달랐습니다. 오색시장은 워낙 유명한 전통시장이고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정말 많은 지역입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익숙한 동네였습니다. 직장을 다닐 때 자주 왔던 곳이라 어느 골목에 사람이 많은지, 어디가 살아 있는 상권인지 어느 정도 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산 상가를 볼 때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월세가 저렴했던 이유

처음 봤던 상가는 월세가 꽤 저렴했습니다. 건물도 깔끔했고 내부 상태도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무실 위치가 건물 안쪽에 있어서 간판을 달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밖에서는 매장이 보이지 않았고 홍보 자체가 쉽지 않은 자리였습니다. 장사는 결국 사람들이 보고 들어와야 시작됩니다. 그제야 월세가 저렴했던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자리

다음으로 본 곳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거리 코너에 위치한 건물이었고 유동인구도 많아서 딱 좋은 자리였습니다. 당시에는 선거사무실로 사용 중이었는데 곧 비워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좋았던 건 옆에 작은 테라스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답답할 때 잠깐 나와 바람 쐬기도 좋고 혼자 생각 정리하기에도 좋아 보였습니다. 솔직히 그곳에서는 이미 제가 장사하는 모습이 그려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계약까지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건물주가 단호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성인용품점은 안 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현실을 다시 느꼈습니다. 예전보다 사람들의 인식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까이에 성인용품점이 생기는 건 여전히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성인용품점 창업은 아직도 건물주의 허락을 받기가 쉽지 않은 업종이었습니다. 그날 조금 씁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게 된 오산역 상가

그러던 중 부동산에서 다른 한 곳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오산역 근처 2층 상가였습니다. 오랫동안 비어 있던 자리였는데 들어가 보니 약 30평 정도 되는 넓은 공간이었습니다. 남향이라 전체 분위기도 밝았고 예전에는 타로카페를 했던 자리라고 했습니다. 벽지 상태도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천장에 레일 조명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인테리어 비용도 꽤 아낄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위치가 좋았습니다. 1층에는 유명한 국숫집이 있었고 항상 사람들이 북적이는 자리였습니다. 장사는 결국 사람이 지나가야 시작됩니다. 그 순간 처음으로 확신이 들었습니다. “여기다.”  그 공간에서는 제가 실제로 운영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졌습니다. 공간도 충분했고, 유동인구도 있었고, 무엇보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습니다. 건물주 할머니도 굉장히 인상적이셨습니다. 괜히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시 건물주가 최고다…”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생각이 저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결국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솔직히 월세는 조금 부담됐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어느 정도 조정도 해주셨고 위치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성인용품점 업종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허락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음지에 있어야 했던 물건들이 이제는 조금씩 양지로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인식도 분명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 부끄럽고 조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제가 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반은 설렘이었고 반은 걱정이었습니다. “정말 될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수많은 고민 끝에 결국 계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누군가는 버티고, 누군가는 포기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자영업의 시작을 선택했습니다. 무섭고 두렵지만 인생에서 한 번쯤은 내 일에 진심으로 열정을 쏟아보고 싶었습니다.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