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에서 가게를 창업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 중 하나는 매장보다도 '사람'이었다. 상가 계약을 마치고 빈 매장에 처음 들어섰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건물 사람들은 어떤 분들일까?" 처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걱정을 할 것이다. 특히 처음 들어가는 상가라면 더욱 그렇다. 괜히 눈치도 보이고, 조용히 있어야 할 것 같고, 혹시 불편해하는 사람은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오산에서 더레드를 준비하면서 만난 이웃들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3층 교회 목사님 부부와의 첫 만남
매장 공사가 한창 진행되던 어느 날이었다. 위층에서 한 여성분이 먼저 인사를 건네주셨다. "안녕하세요. 2층에 새로 들어오시나 봐요?" 알고 보니 3층에 있는 교회 목사님이었다. 처음에는 괜히 어렵게 느껴질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정말 따뜻한 분이셨다. 이후로도 마주칠 때마다 먼저 인사해 주셨고, 가게 준비 과정에서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어버이날에는 화분을 챙겨주시고, 맛있는 음식이 생기면 종이가방에 정성스럽게 담아 나눠주셨다. 얼마 전에는 개업 떡을 드렸더니 각티슈와 홍삼팩까지 챙겨주셨다. "떡 너무 잘 먹었어요." 그 한마디가 참 정겹게 들렸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던 시기였는데, 그런 작은 배려들이 큰 힘이 됐다.

손님보다 더 자주 울리던 벨
매장 운영을 준비하면서 계단 아래에 벨을 설치했다. 1층에서 손님이 올라오면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였다. 그런데 저녁만 되면 벨이 계속 울렸다. 띵동. 잠시 후 또 띵동. 그리고 다시 띵동. 손님이 오신 줄 알고 모니터를 확인하면 목사님 부부가 위아래로 오가고 계셨다. 그때마다 긴장했다가 민망해져서 혼자 웃곤 했다. "아, 깜짝이야."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는 창업 초기의 추억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간판 문제
가게를 준비하면서 작은 고민도 있었다. 매장 옆면 간판 자리 때문이었다. 우리 매장 이전에는 타로카페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기존 사용자가 그 간판 자리를 계속 사용하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는 당연히 이전 매장의 간판 자리니까 새로 입점한 우리 매장이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 애매해졌다. 그때 목사님이 먼저 말씀하셨다. "그냥 쓰세요." 순간 마음이 복잡했다. 솔직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죄송한 마음이 더 컸다. 새 간판을 바로 제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일을 떠올리면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든다.

오산역 맛집 사장님의 배려
우리 건물 1층에는 오랫동안 운영된 국수집이 있다. 오산역 근처에 사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이라 낮에도 밤에도 손님이 꾸준히 찾아온다. 창업 초기에는 이런 생각을 자주 했다. "사람들이 우리 매장이 있는 걸 모르면 어떡하지?" 2층 매장이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그래서 광고 풍선을 1층 입구 근처에 설치해도 되는지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사장님은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입구 쪽에 작은 스피커를 설치해 음악을 틀어도 괜찮겠냐고 여쭤봤는데 그것도 웃으며 허락해 주셨다. 사실 충분히 불편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응원해 주시는 모습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오산에서 창업하며 느낀 것
창업을 준비할 때는 매출이나 인테리어, 입지 같은 것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가게를 시작해 보니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건물주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고, 좋은 손님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오산에서 더레드를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언젠가는 그분들이 베풀어주신 배려를 다시 돌려드릴 수 있는 가게가 되고 싶다. 그렇게 대원로21 건물에서 우리는 조금씩 이웃사촌이 되어가고 있다.